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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칼럼

1부 QT를 말한다 - QT가 뭔가요?

  • 김형민
  • 조회 : 568
  • 2019.04.26 오후 05:54

1장 QT가 뭔가요?

 

천국 사용설명서

 

아내는 저에 비해서 매우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와 반대인 아내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매사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고, 제가 놓칠 수 있는 세세한 부분을 챙겨주니 목회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들에게 ‘결혼해서 실컷 놀려면 성격이 같은 이성과 결혼하고, 다른 사람들 많이 살리고, 하나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려면 성격이 반대인 이성과 결혼하라‘고 말합니다. 사명을 감당하는 부부는 서로의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치우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전장치가 되니 오히려 득이 됩니다, 

 

아내는 지금도 무슨 물건을 사면 사용설명서 같은 것들을 읽습니다. 그 설명서가 그 물건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약 봉투에 들어 있는 설명서 같은 것들을 아내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용법에 맞게 잘 먹어야 증상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몸에 이롭기 때문이랍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에 대한 사용설명서, 영어로 매뉴얼(manual)은 무엇일까요? 성경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담임목사가 된 지금까지 저에게 성경은 하나님 매뉴얼, 천국 매뉴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참 신기하고 감사한 것은 제가 비록 다른 매뉴얼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성경 매뉴얼은 읽는 것이 숙제로 느껴지거나, 지겨운 적이 거의 없고, 언제나 새롭고 설래 이는 마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맞습니다. 무엇이든지 잘 질려서 꾸준히 한 다는 것이 저에게는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적어도 말씀 묵상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97년 신대원 3학년 때부터 큐티 책을 만들었습니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큐티책의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만약 그것이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월간지였다면 저는 아마 진작 때려 치웠을 것입니다. 원고를 쓰고 교열, 교정을 보고 디자인을 하고 인쇄를 하고, 책을 만들면, 그것을 가지고 강의하고 집회 하는 일을 지금까지 평생 해왔지만, 물로 힘들 기는 했지만, 한 번도 내일이 아니거나 지겹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일하시는지,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싫어하시는 지에 대한 매뉴얼이 너무나도 드라마틱하게, 때론 웅장하게, 때론 일상의 소소함의 모습으로 설명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 마가복음의 예를 들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홀로 계실 때에 조용히 와서 물어봅니다(막 4:10),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세상 사람들은 잘 몰라도 너희들은 이 말씀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내가 하는 이 하나님 나라의 비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른 말씀을 이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막 4:11-13)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신 말씀이 그 유명한, ‘씨 뿌리는 자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천국의 기본 비유로서 하나님 나라가 성격과 특징, 미래를 설명하는 제자라면 반듯이 이해해야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 하시는 밭은 4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3가지의 밭에서 뿌린 씨앗이 죽습니다. 75%의 씨는 죽고, 나머지 25%의 씨앗만이 좋은 땅에 뿌려져 열매를 맺습니다. 이 말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천국은 당장 지금은 금방 확장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초라하게 갈릴리 나사렛 목수의 아들로 오신 예수님께서 전하시는 말씀의 씨앗이 뿌리는 족족 열매를 맺지 못하고 당시 세상에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우리는 압니다. 25%에 불과하지만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을 맺어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30%가 넘는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사실을.

 

마가복음 4장 21절에서 34절까지는 이 비유의 보충적인 설명의 성격을 띠고 있는 3가지 비유가 더 나옵니다. 하나는 등잔불 비유로, ‘누가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 놓거나, 침대 밑에 두는 사람이 있겠느냐, 등경 위에 두지 않겠느냐’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즉 이미 하나님의 나라는 환한 등잔불처럼 밝혀졌다. 굳이 일부러 모른 척을 하지 않는 이상 다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본문에서 영국에서 시작된 말씀 읽기 단체인 성서유니온(Scrpture Union)의 등잔불 로고가 나온 것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비유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라는 씨’ 비유입니다. 식물의 자람이 그렇습니다. 금방 눈에 보이는 성장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씨를 뿌린 자가 그저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자란다는 것입니다. 다 때에 맞게 자라 추수할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천국은 이런 것입니다. 어려움은 있지만 반듯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기세등등한 절대로 망할 것 같지 않았던 로마와 유대인들의 기득권 앞에 눌려 있었습니다. 사사 건건 트집을 잡고, 예수님을 시험에 빠뜨리고자 했던 거대한 권력 앞에서 이 말씀을 들었습니다. 비록 천국이 세상에서 가장 작아 보이는 ‘겨자씨 한 알’(막4:31)과 같지만 이내 그 겨자씨는 자라 훌쩍 크고, 모든 풀 보다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자랄 것 입니다. 따라서 이 비유의 핵심은 이 말씀을 처음 들었던 제자들이 좋은 밭이 되라는 것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반듯이 씨앗처럼 자라난다는 것을 믿어야 한 다는 것입니다. 

 

21살서부터 시작한 부교역자 생활을 마치고 47세가 되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창립1주년 예배를 드렸을 즈음 묵상한 이 말씀이 어찌나 은혜가 되던지, 목사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도들에게 금방 열매 맺지 못해도 반듯이 조금씩 성장하여 저들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임할 테니, 그것을 믿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동물적으로 자라지 않습니다. 연약한 식물처럼 천천히 자랍니다. 잡초는 일찍 자라고 일찍 죽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극한 고난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 하나 붙잡고 하루하루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성도님들도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어떤 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은혜 받았습니다. 변화가 없는 것 같은 불신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여자 집사님,  금방 좋아지지 않는 사업을 위해 기도하는 남자 집사님, 더디게만 진행되는 기약 없는 취준생의 때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까지 이 말씀을 묵상하며 힘을 냈습니다. 

 

천국의 매뉴얼이 이렇게 설명하고 있으니, 우리 안의 조바심과 불안과 걱정과 근심은 떠나가고, 하나님의 다스림이 나에게 임해, 내가 있는 바로 이곳이 천국, 즉 하나님의 나라가 됩니다. 그럼으로 우리가 할 일은 농부처럼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씨를 뿌리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천국의 사용설명서에 나와 있는 우리 삶의 방식입니다. 

 

첫 장을 로빈슨과 원워드가 쓴 귀한 책 ‘The Way’을 인용하고 마치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실제적인 안내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운지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신앙생활도 잘 배워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말씀 묵상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배워야 우리 천국의 매뉴얼인 성경 말씀을 제대로 묵상할 수 있습니다. 성경 묵상을 통한 하나님과의 진정한 사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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