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QT란 무엇인가?

이제 대한민국 교회 다니는 사람 중에 큐티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나님나라에서 큐티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아주 가끔 들어 봤지만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계셔서 정의를 내려 보려고 합니다. 

QT는 ‘Quiet Time’의 약자입니다. 문자적인 뜻은 ‘조용한 시간’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QT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1882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다니던 7명의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우리 주위에 죄의 유혹이 너무 많구나, 친구들아 우리 모여서 하루의 일부를 성경 읽기와 기도하는 시간으로 보내자, 그렇지 않으면 신앙적으로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영적인 위기감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모임시간의 이름을 ‘Quiet Time’으로 정하고 날마다 조용한 경건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용한 시간에 뭘 하는 걸까요? 다른 종교에도 조용한 시간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불교죠. 불교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오래된 고찰의 경우 도시와 떨어져 있는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속은 대게 조용합니다. 그 속에서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나름의 진리를 깨달으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불교를 믿으시는 분들입니다. 조용한 시간의 확보의 측면에서만 보면 불교가 QT 대상감입니다. 상대적으로 기독교에는 조용한 시간을 즐기는 이미지는 작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와 불교의 조용한 시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불교는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돌이켜 보면서 내 안의 생각과 욕심을 정리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버리는 과정, 버리고 또 버리는 과정을 통해서 진리에 접근하는 수행의 과정인 것 같아 보입니다. 이에 반해 기독교는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여 뭘 하는 걸까요? 그리스도인은 조용한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채우는 시간으로 보내야 합니다. 즉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가 조용한 시간을 확보해야만 하는 이유는 다른 소리를 듣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독서실이라는 곳을 다녀보셨습니까? 고3학생들이나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이 비싼 값을 지불하고 그곳에 들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 TV소리도 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들리지 않은 그곳에서 오롯이 공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조용한 시간을 마련하는 이유는 세상 그 누구의 소리도 아닌 하나님의 음성을 성경 말씀을 읽음으로 듣기 위함입니다. 

바쁘신 일정 가운데에서도 의도적으로 조용한 시간을 가지시려고 했던 분이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복음서를 묵상할 때 마다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께서 홀로 계실 때에’(막 4:10)라는 누가의 기록처럼 예수님은 많은 말씀을 하시고, 조용하지 않은 제자들과 함께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함께 생활하셨던 예수님은 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시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셨습니다. 예수님뿐만 아니라 아브라함, 모세, 다윗, 베드로, 바울 모두 필사적으로 조용한 시간을 마련하여 하나님과 교제하려고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의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상대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절대적으로 평가하라는 대목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일 때 자신이 이루어야 할 세계에 대해 생각한다. 즉 혼자만의 시간에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재능의 증거이기도 하다’

인상적인 말입니다. 물론 이분이 말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우리 기독교에서 말하는 혼자 있는 시간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충분히 참고할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분리되어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조용한 시간을 가짐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해주는 말로 자신을 평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절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